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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학습용 개인정보 활용 특례

김윤중2026.05.18조회 2

AI 학습용 개인정보 활용 특례, 데이터 활용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까?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인공지능, 즉 AI 기술 개발을 위한 개인정보 활용 특례를 담은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의결되었습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기존에 적법하게 수집한 개인정보를 일정한 요건 아래 AI 기술 개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다만 무조건 허용되는 것은 아니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야 하며, 익명처리나 가명처리만으로는 AI 개발이 곤란한 경우 등 제한적인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그동안 AI 산업에서는 “좋은 AI를 만들려면 좋은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왔습니다. 특히 한국어 AI, 의료 AI, 자율주행, 금융 이상거래 탐지, 공공서비스 고도화와 같은 분야에서는 실제 데이터의 품질과 다양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개인정보 보호 규제가 강한 상황에서는 데이터를 충분히 활용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많았습니다.

이번 논의는 이러한 현실적인 어려움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중요한 점은 개인정보 활용의 문이 완전히 열린 것이 아니라, 보호 장치를 전제로 한 제한적 활용이라는 점입니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에서도 가명정보는 통계작성, 과학적 연구, 공익적 기록보존 등을 위해 정보주체 동의 없이 처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제3자 제공 시 특정 개인을 알아보기 위해 사용될 수 있는 정보를 포함해서는 안 됩니다.

즉, 앞으로도 기본 원칙은 “개인정보를 바로 쓰자”가 아니라, 먼저 익명처리·가명처리를 검토하고, 그것만으로 AI 개발이 어려운 경우에 한해 예외적 절차를 두는 방향으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전망 1. AI 데이터 활용은 더 활발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번 개정안이 최종 입법까지 이어진다면 AI 개발 기업과 연구기관은 지금보다 더 명확한 법적 근거 아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특히 한국어 기반 AI 모델, 상담 챗봇, 의료·복지 서비스, 교통·자율주행, 금융 보안 분야에서 데이터 활용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정보를 포함한 실제 데이터는 AI 모델의 정확도와 현실 적용 가능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단순히 데이터를 많이 보유한 기업보다, 데이터를 안전하게 관리하고 설명 가능한 절차로 활용할 수 있는 기업이 더 큰 경쟁력을 갖게 될 것입니다.

 

전망 2. 시행령과 심의 기준이 핵심이 됩니다.

이번 개정안의 실제 효과는 법 조문만으로는 결정되지 않습니다. 앞으로 시행령, 고시, 가이드라인에서 어떤 기준을 마련하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정무위 논의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 사후 모니터링, 피해 구제 체계의 필요성이 함께 제기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기준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떤 경우를 “가명처리만으로 AI 개발이 곤란한 경우”로 볼 것인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심의 시 어떤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지

학습 후 원본 개인정보는 어떻게 보관·파기해야 하는지

모델이 개인정보를 암기하거나 재출력하는 위험을 어떻게 점검할 것인지

정보주체 권리 침해가 발생했을 때 어떤 절차로 구제할 것인지

결국 앞으로의 쟁점은 “활용 허용 여부”보다 활용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전망 3. 가명정보 처리의 중요성은 오히려 더 커집니다.

AI 특례가 논의된다고 해서 가명정보의 중요성이 낮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개인정보 활용의 첫 번째 안전장치는 여전히 가명처리와 익명처리입니다.

AI 개발 목적이라 하더라도 먼저 개인정보를 최소화하고, 직접 식별자는 삭제·대체하며, 추가정보는 분리 보관하고, 접근권한을 엄격히 관리해야 합니다. 특히 비정형 데이터, 예를 들어 상담 기록, 대화 텍스트, 음성, 영상 등은 이름·연락처·주소·계좌번호·민감한 사생활 정보가 문장 속에 자연스럽게 포함될 수 있어 정형 데이터보다 더 세심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가명정보 처리 실무에서도 위험도에 따라 위험성 검토, 처리환경 확인, 적정성 검토, 자체검증, 접근권한 관리 등을 체계화하는 방향이 중요하게 논의되고 있습니다.

 

전망 4. “AI 개발이 쉬운 국가” 경쟁이 본격화될 것입니다.

앞으로 AI 기술력뿐 아니라, 데이터를 얼마나 안전하고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법·제도 환경을 갖추었는지를 두고 경쟁하게 될 것입니다.

다만 속도만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개인정보 활용 과정에서 국민 신뢰를 잃으면 AI 산업 전체에 대한 반감이 커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빠른 활용”과 “강한 보호”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제도 설계가 필요합니다.

 

전망 5. 기업의 책임은 더 무거워질 것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데이터 활용 기회가 늘어나는 만큼 책임도 커집니다.

앞으로 AI 학습에 개인정보나 가명정보를 활용하려는 기업은 단순히 “법적으로 가능하다”는 수준을 넘어, 다음과 같은 관리체계를 갖춰야 합니다.

첫째, AI 학습 목적이 명확해야 합니다.

둘째, 필요한 데이터 항목만 최소한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셋째, 가명처리·익명처리 가능성을 먼저 검토해야 합니다.

넷째, 원본 개인정보 접근권한을 엄격히 제한해야 합니다.

다섯째, 학습 결과에서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는지 검증해야 합니다.

여섯째, 처리 기록과 사후 모니터링 체계를 남겨야 합니다.

결국 앞으로 AI 시대의 핵심 역량은 “데이터를 많이 모으는 능력”이 아니라, 데이터를 안전하게 쓸 수 있음을 증명하는 능력이 될 것입니다.

 

 

이번 개인정보보호법 개정 논의는 AI 시대에 맞춰 개인정보 활용 체계를 다시 설계하려는 중요한 움직임입니다.

AI 산업 발전을 위해 데이터 활용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개인정보는 한 번 유출되거나 AI 모델에 학습된 뒤에는

되돌리기 어렵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방향은 명확합니다.

AI 개발을 위해 데이터 활용의 길은 넓히되, 그 길 위에는 가명처리, 안전조치, 심의, 기록관리, 사후 모니터링이라는 안전장치를 촘촘히 놓아야 합니다.

AI 시대의 경쟁력은 기술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도 데이터를 책임 있게 활용할 수 있는 사회적 신뢰가 함께 마련될 때, 진정한 AI 혁신도 가능해질 것입니다.

이 글은 필자의 네이버 블로그에도 게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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